어제 도올 김용옥 선생이 에 나와서 홍준표 대표를 치켜세웠다. 자랑스러운 고려대 후배라고 칭했다. 태극기 후배와 함께 말이다. 도올은 홍준표와 태극기 부대가 남북 평화의 물결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실을 지적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재향군인회와 자유총연맹마저도 호평하는 남북정상회담을 태극기 부대가 깎아내리는 것은 이해할 만 하다. 태극기 부대는 지금 인지부조화를 겪고 있다. 왼손에 든 성조기가 머쓱하다. 그분들은 지금 박근혜 하나만으로도 일년 반 이상 힘드신 분들이다. 이해한다.그런데, 116석의 원내 제2당을 이끌고 계신 홍준표 대표는 참 이상하다. 여론의 88%와도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눈치가 빠른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들도 얼른 홍 대표와 다른 이야기를 말한다. 원내대..
모두가 평양냉면집으로 달려가고 있다. 금요일 아침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환담장에서 가벼운 농으로 언급한 것이 서울을 강타했다. 을밀대로 대표되는 평양냉면집은 수백 미터에 이르는 줄을 맞이했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이 농담처럼 이야기하는 옥류관 서울분점, 이런 아이디어를 현실화시켰으면 좋겠다. 통일이 우리 옆에 다가왔으면 좋겠다. 옥류관 서울분점은 남북이 마음먹으면 다다음주에도 실현할 수 있다. 우리도 평양에 BBQ 분점을 내서 인민들에게 양념치킨을 제공하자. 개성에 설치하기로 한 연락사무소를 평양과 서울에 내자. 서울에서 조선중앙TV를 보고 평양에 MBC를 송출하자. 서신을 교환하고 교통의 문을 열자. 그렇게 우리가 상대의 존재를 점점 넓히자. 갑작스런 통일을 거부하고 서로 독립국가로 인정하자. 만일 통일을..
지난해 11월 한국전력이 베트남에 15조원어치 화력발전소 설립을 수주했다. 대통령과 비서실장은 UAE에 가서 원전 투자의 안전성을 담보했다. 나는 이러한 투자와 외교 행보가 매우 못마땅하다. 미세먼지와 재활용 이슈로 나날이 우리나라에서는 화력발전을 줄이고, 친환경적으로 살자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보다 못 살거나 발전이 필요한 나라들에 가서 석탄발전을 부추긴다. 우리는 탈원전으로 가자면서 원자력발전을 해외에 짓는다. 이는 소국적 마인드에서 나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나는 김구 선생이 말한대로 우리가 단순히 힘이 세고 돈이 많은 나라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세계 만방에 모범이 되고 당당한 국가가 되길 바란다. 위와 같은 행태는 매우 위선적이다. 외국에 가서 친환경 에너지, 재생 에너지에 투자할..
제도가 복잡하면 경제학적으로 외부 비용이 생기거나 정책이 실패한다. 그래서 난 대부분의 경우 정책이 단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환경 정책은 예외이다. 그건 단순한 경제논리로 설명할 수 없다. 환경을 경제 논리에 어떻게든 엮어보려고 한 시도가 MB의 녹색성장이고, 이미 그 실패는 비닐 수거 대란에서 드러났다. 비닐과 플라스틱을 뭉쳐 만든 고형연료를 태워 전력을 발전시키는 것을 선순환으로 볼 건지 악순환으로 볼 건지가 MB와 그린피스의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마트에서 주는 검은 비닐봉투에 장당 500원 정도는 부과해야 한다. 지금 10원, 20원 수준에다가 그것도 안 받는 가게가 많다. 그렇기에 1인당 비닐봉투 연간 사용량이 400장이 넘는 것이다. 장당 500원 정도 되어야 개인이 책임감을 가진다...
대나무숲이 소수자를 구원할 때가 있었다. 약자는 익명성 뒤에 숨어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지금도 대나무숲과 익명성이 약자를 구원한다. 하지만 익명성 뒤에 숨겨진 욕망이 숨을 때, 문제는 커진다.대나무숲의 대표성 문제를 논해볼 필요가 있다. 통계를 내보지 않았으니 확언할 수 없지만, 대나무숲에는 항상 자대생이 가지는 역차별 문제, 성범죄 무고의 위험성과 가짜미투에 대한 과대망상, 페미니즘에 대한 왜곡이 다수를 차지한다고 추정된다. 각 대학, 각 기관 등의 대나무숲은 어떤 기준으로 게이트키핑하는지 관리자들 스스로 말고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 기준은 공표되지도 않고, 논의되지도 않는다. 마음만 먹는다면 충분히 조작할 수도 있는 구조이다.각종 언론이 대나무숲으로 공개되는 폭로나 게시글을 기사화하고 위..
바쁜 철이기에 평창동계올림픽을 제대로 못 즐길거라고 생각했는데, 시차가 0인 대회라서인지 저녁식사를 먹을 때마다 티비로 즐기게 된다.오늘 쇼트트랙 최민정 선수가 500m 결승에서 실격되었다. 2등으로 들어왔는데, 어떤 부분에서 실격인지 정확히 모르겠다. 최민정 선수 인터뷰를 들으면 마지막 골인 지점에서 약간 엇갈릴 때 충돌한 점이 실격으로 이어졌다고 하는데, 그 부분을 포함해 어떤 부분도 납득되지 않는다.2002년 오노부터 우리는 너무 많이 억울한 판정을 겪었다. 이번 대회에서 내가 놀라는 사실이 하나 있는데, 우리 선수가 등장하고 경기를 할 때 함성이 엄청나다는 사실이다. 홈그라운드 이점이 생각보다 크다. 그런데 판정에서 이득도 아니고 손해를 보았다고 생각한다.안톤 오노가 한국에 들어와있다. 그때 오노..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국회의원 세비를 최저임금과 1:1로 연동하자는 제안에 20만명이 넘는 시민이 응했다. 현실성은 없다. 하지만 시민이 국회의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청원이다.국회의원이 국회의원 선거구를 지정한다. 선거구 획정도 정하고, 공직선거법도 정한다. 지방선거에 관한 규칙도 모두 국회의원이 정한다. 나는 이 현실에 의문을 제기한다. 국회의원이 당사자인 선거구 획정, 공직선거법, 국회의원 정수에 관해서 선거관리위원회 등 외부에 권한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 자기가 관련된 게임 규칙을 스스로 정하는 것은 우리 국민 뿐 아니라 누구도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다.선거관리위원회는 위원장이나 위원을 포함해 누구도 직선으로 선출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권능을 가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 올림픽 개막 전 각국 정상이 모인 리셉션 행사에 나온 디저트는 한반도 모양 쿠키와 철조망 초콜릿이었다. 씹어먹으면 그만이다. 평창올림픽을 축하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쥴리 파이예트 캐나다 총독은 우주비행사 출신이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우주에서 바라보면 한반도는 두개로 나뉘어져있지 않다."고 말했다.오늘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국회)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인천국제공항으로 방남했다. 그는 평창 개회식장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했다.일이 잘 풀리려면 이렇게나 쉽다. 이것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다. 뜨거운 악수가 오래 이어지길 기대한다.
예전에 MT에 갈때 일이다. 술게임에 심취해있었던 시절이다. 취기에 오르면 게임에 시비가 걸리기 마련이다. 그럴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겐세이!' 일본어 단어인 겐세이는 견제라는 뜻이다. 왜 이의를 제기하냐,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야 한다, 이런 암묵적인 합의가 MT와 술게임에 있었다. 술게임하다가 갑자기 공론화된 이의 제기 절차를 거치는 상상도 어색하고 우습긴 하다. 하지만 이의를 제기한다고 벌주를 바로 주는 그 모습은 어쩌면 신입생에게 정글의 규칙을 처음 소개하는 통과 의례였을지 모른다.곳곳에서 피어오르는 미투 운동을 보며 겐세이를 떠올린다. 우리는 그동안 겐세이할 수 없는 분위기에서 살았다.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논의는 고사하고 최소한의 인권과 자기 피해에 항의할 수조차 없었던 ..
친구 한 명이 10개월간 아르바이트를 했다. 노동 시간은 저녁이었고, 평일마다 일했다. 그 친구는 일을 그만두었지만 같이 일하던 동료를 통해 주휴수당과 야근수당을 못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고용노동부를 통해 진정을 내고 지급을 요청했다. 하지만 담당자는 그 사실을 파악해 내 친구에게 전화했다. 인간적인 정, 정규직으로 전환될 가능성, 높으신 분의 심기, 지금이 (회사에게)적절한 때가 아님을 들어서 집요하게 진정을 취하하라고 요구했다. 친구는 내게 고민을 토로했다. 취하해야하냐고. 나는 그 직장에 들어갈 생각이 아니라면 신청하라고 말했다. 그 친구는 꽤 큰 금액의 일시불을 받았다. 참 다행이었지만, 노동계약서도 쓰지 않고 쓰겠다고 나서는 노동자를 이상하게 보는 나라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