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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무한도전

맞는 말이라 아픈 리뷰

연희관쭈구리 2018. 2. 7. 23:27

http://www.ize.co.kr/articleView.html?no=2018020700477220972


강명석 편집장이 쓰는 글을 굉장히 신뢰한다. 단순히 프로그램이나 콘텐츠에 한정된 리뷰가 아니라 시대정신에 기반한 통찰력있는 리뷰를 쓰는 능력이 있다. 그래서 이 칼럼은 더 슬프다. 

<무한도전>을 오래 좋아하고 있는 팬이다. 추후에 자세히 연도별로 <무한도전> 에피소드를 평가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요약하자면, 2015년 <무한도전>은 동력을 잃었다. 그건 노홍철과 정형돈이 갑작스레 없어져서일 수도 있고, 광희가 힘겹게 적응해서일 수도 있다. 2016년 양세형이 들어왔다. 그는 훌륭한 개인기량을 가진 코미디언이었고, <무한도전>에 큰 기여를 했다. 2018년 조세호가 합류했다. <무한도전>은 30대 (남성) 코미디언 가운데 에이스라고 꼽힐만한 2명을 데려왔다.

그런데, 좋은 멤버를 충원하니 본질적인 문제가 보였다. 올드비들이 성장하지 않는 것이다. 1월, 길게 보아도 파업 이후 2,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이었다. 그 사이 방송된 에피소드 십여개에서는 강명석 편집장이 말한 것처럼 과감한 혁신은 없었다. '토토가 3'는 반동의 절정일지 모른다. 새로운 젊은 멤버 2명을 중심으로 멤버 6명을 데리고 (이것조차 이미 낡은 유행일지 모르지만) 추격전을 하거나 게임, 딜레마에 빠뜨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조세호가 크면서 양세형과 상호작용하고 하와수가 자극받는 것이 좋은 패턴이다. 하지만 아직 조세호라는 신형 엔진은 공회전 중이다. 박명수는 적중률이 낮아졌고 정준하는 의기소침하다. 조세호 문제가 아니다. 조세호는 기대 이상으로 잘하고 있다. 아직 동결된 수도관이 다 녹지 않았다. 문제는 시간과 시청자 기대가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 사람들은 <무한도전> 자막을 짤로 쓰지 않는다. 서글프게도 예전 <무한도전> 자막이 지금 <무한도전>을 압도하며 아직도 명짤로 남아서 돌고 있다. 박명수는 더이상 짤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평창 특집에서 논란이 된 '박보 검~나 웃겨'라는 자막은 제작진의 우유부단함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웃겼더라도 모니터해서 재미없었으면 통째로 그 부분을 드러낼 각오가 되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5년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보여준 신들림과 폭발력이 <무한도전>에 필요하다. 그래서 문제는 연기자 보충이 아니라 김태호 PD 밑에서 일하는 메인 PD 이하 제작진 교체였는지도 모른다.

조세호만 잘해서는 안된다. 조세호가 촉매가 되어 잠자는 박명수와 정준하를 일깨워야 한다. 그리고 제작진이 그에 맞는 기획과 편집을 해야 한다. 이대로 퇴화한 아저씨들의 쇼로 죽기에는 <무한도전>이라는 이름이 너무나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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