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취미/무한도전

조세호, 새로운 엔진

연희관쭈구리 2018. 1. 16. 12:14

2014년 노홍철 하차 이후 <무한도전>은 지켜보기 안쓰러울 정도였다. 5명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어색했다. '극한알바' 편부터 함께 모니터하는 장면을 늘리며 토크로 분량을 채우려고 했지만 뭔가 부족했다. 새로 들어온 광희는 다른 방송 예능에서 보여준 역량을 전혀 드러내지 못하며 잠시 도움을 얹지 못했다. 그 와중에 정형돈마저 빠졌다. 외부 예능에 나가 MC를 맡을 정도로 성장한 두 출연자인 노홍철과 정형돈. 그 둘은 성장하는 캐릭터쇼 <무한도전>이 가진 동력원이었다. 두 명이 빠진 자리는 생각보다 컸다.

2016년 양세형이 합류하며 무한도전은 심폐소생에 성공했고, 2018년 조세호 합류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양세형과 조세호는 1980년대생 코미디언 가운데 버라이어티 쇼에서 가장 큰 역량을 발휘했다고 할 수 있는 탑클래스 유망주이다. 둘은 조금 다른 색깔을 가진다. 나는 아직도 2006년 <웃찾사>-'화상고'에서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준 양세형을 잊지 못한다. 그가 가진 공개 코미디 역량은 <코미디 빅리그>에서도 여전히 발휘되고 있다. 반면 조세호는 코미디보다 버라이어티쇼 패널에서 자기 역할을 찾는다. 양세형은 <숏터뷰> 등 진행능력을 갖출 수 있다. 조세호는 패널에 어울리는 코미디언이다. JTBC <걸스피릿> MC를 맡았을 때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이었다. 대신 '대답 자판기', '프로 봇짐러'라는 별명처럼 1번 패널로서 훌륭한 코미디언으로 성장했다.

그 다른 두 색깔이 <무한도전>에 새로운 힘을 줄 것이다. 노홍철과 정형돈을 그리워하는 시청자와 나를 포함한 극성스런 무도빠들이 배정남은 배척했지만 양세형과 조세호를 받아들였다. 이 둘이면 <무한도전>이 이들이 그리는 성장서사를 다시 동력원삼아 힘차게 출발할 수 있겠다고 동의했다고 본다. 

이제 <무한도전>은 코미디언 5명(4공채 1특채)으로 구성된다. 핵심 동력원인 박명수가 부진하자 <무한도전>은 진행자 역할을 해야 할 유재석을 플레이어로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 5명의 코미디언이 역할을 분산하고, 두 젊은 코미디언이 박명수를 일깨우고 새로운 관계를 그려낸다면 그동안의 무한도전과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다. 3년간 어둠을 헤맸던 무한도전이 두 젊은 피와 함께 다시 도약하기를 기원한다. 

'취미 > 무한도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한도전> 종영, 그 슬픈 이야기  (0) 2018.04.04
맞는 말이라 아픈 리뷰  (0) 2018.02.07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