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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이 맞붙은 대선 결과가 준 쇼크를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그 해 중순에 있던 브렉시트 투표와 함께 변화하는 세계를 느낄 수 있던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오바마 대통령 지지율이 높았다는 점에서 트럼프 당선이 더욱 놀랍게 다가왔다. 정치 내부적으로 봤을 때에는 정당이 경선을 통해 좋은 후보를 뽑는다는 것이 생각보다 큰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느꼈다. 언론과 정치의 관계에 있어서 여론조사의 한계를 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 날짜로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미국은 물론 세계에 경천동지할 일이 벌어졌다. 멕시코 장벽은 정말 건설되고 있다. DACA에 으름장을 놓아 협상 카드로 활용했다. 미국은 유네스코, 파리기후협약에서 모두 발을 빼며 국제적 리더십을 포기하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그 자리를 시진핑의 중국이 메우려 한다. 미국은 대신 외국으로 떠난 미국 기업을 돌아오게 하고, 삼성과 LG 등을 덤핑 치부하며 보호무역과 자국 중심주의를 강조한다.


트럼프 1년은 욕망과 퇴행으로 규정할 수 있다. 그는 여성과 이민자, 지구온난화를 배척한다. 이제는 노인이 되어가지만 여전히 권력을 놓고 싶지 않은 백인 중산층 남성의 정서를 정확히 대변한다. 시끄러운 외국 일에 돈을 써가며 개입하는 것을 멈추고 예전같은 제조업 경제가 돌아가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트럼프는 퇴행이다. 보호무역보다 자유무역이 우월하다는 합의, 뜨거워지는 지구를 식히는 가치, 소수자를 존중하는 것이 옳을 뿐 아니라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논의를 모두 폐기했다. 


우리는 트럼프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트럼프는 본인이 주장하는대로 기성 정치와 다른 문법으로 움직이는 사람이다. 리얼리티 스타, 자칭 협상왕이라는 자부심을 역이용해 북미 대화를 이끌고 대미 수출에 대한 규제는 최소화할 수 있는 정부 협상력이 필요하다. 우리 정상이 트뤼도나 마크롱, 메르켈처럼 당당히 트럼프와 맞서는 가치를 주장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렇게 하기엔 우리는 너무 약하고 당면한 일이 너무 많다. 어서 통일을 이룩하고, 세계적으로 훌륭한 가치를 주장하는 우리 정부와 지도자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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