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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기/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24일 남긴 단일팀?

연희관쭈구리 2018. 1. 17. 10:26

어떤 이는 스포츠는 스포츠이고, 정치는 정치가 아니냐고 묻는다. 일견 옳은 지적이다. 정치가 스포츠에 끼어들어 일어난 최악의 스캔들이 러시아 도핑 게이트이다. 스포츠를 국수주의 발흥을 위한 선전 도구로 사용하면 스포츠에 왜곡이 발생한다는 예시이다. 하지만 스포츠를 통한 남북교류는 스포츠와 정치가 결합한 최고의 선순환이다. 스포츠가 분열된 민족이 힘을 합치는데 도움이 되고 평화를 부른다면 그것에 정치적 요소가 있다고 피할 일이 아니다. 당사자도 아닌 IOC가 KOC나 한국 정부 못지 않게 적극적인 데에는 이유가 있다.

남북한 스포츠교류엔 여러 단계가 있다. 평시에는 친선경기나 상대국에서 열리는 대회 참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경기대회에는 공동입장, 단일팀 결성이 그 순서일 것이다. 평창올림픽을 생각해보았을 때, 공동입장은 마음만 먹으면 실천할 수 있는 영역이다. 일부에서 한반도기를 들고 나오는 문제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지만, 한심한 이야기이다. 전세계가 한반도기를 보았을 때 가질 통일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생각한다면 한반도기를 못 들고 나갈 일이 없다. 인공기를 절대 허용할 수 없다는 극우 세력의 말도 안되는 주장은 이미 박근혜 정부에서 치른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선례로 해결될 일이다. 태극기, 인공기, 한반도기가 모두 나와도 좋다고 생각한다.

다만,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점은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단일팀 문제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올림픽이 3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단일팀은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 90년대 탁구와 축구 단일팀도 최소 몇 달은 손발을 맞추고 대회를 치렀다.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를 맞아 열심히 준비한 우리 선수들이 타격을 입는다면 국내여론에 역풍이 불 수 있다. 단일팀이라는 의미는 좋은 성적보다 중요한것은 맞지만, 상황이 너무 급박하고 인위적이라는 느낌을 주는 것은 곤란하다.

해결책은 와일드카드이다. 피겨 페어 종목에서 출전권을 땄다가 신청 기한이 지나 출전하지 못할 뻔 했던 북한 렴대옥-김주식 조가 와일드카드 형식으로 북한 대표팀으로 평창올림픽에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여자 아이스하키도 순리대로 그렇게 풀어가야 한다. 북한 동계종목 대표팀 상태를 알 수 없지만, 여자 아이스하키를 비롯해 최대한 많은 선수를 출전시키도록 유도해야 한다. 단일팀은 무리수이다. 차분히 아시안게임부터 준비하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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