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철이기에 평창동계올림픽을 제대로 못 즐길거라고 생각했는데, 시차가 0인 대회라서인지 저녁식사를 먹을 때마다 티비로 즐기게 된다.오늘 쇼트트랙 최민정 선수가 500m 결승에서 실격되었다. 2등으로 들어왔는데, 어떤 부분에서 실격인지 정확히 모르겠다. 최민정 선수 인터뷰를 들으면 마지막 골인 지점에서 약간 엇갈릴 때 충돌한 점이 실격으로 이어졌다고 하는데, 그 부분을 포함해 어떤 부분도 납득되지 않는다.2002년 오노부터 우리는 너무 많이 억울한 판정을 겪었다. 이번 대회에서 내가 놀라는 사실이 하나 있는데, 우리 선수가 등장하고 경기를 할 때 함성이 엄청나다는 사실이다. 홈그라운드 이점이 생각보다 크다. 그런데 판정에서 이득도 아니고 손해를 보았다고 생각한다.안톤 오노가 한국에 들어와있다. 그때 오노..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국회의원 세비를 최저임금과 1:1로 연동하자는 제안에 20만명이 넘는 시민이 응했다. 현실성은 없다. 하지만 시민이 국회의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청원이다.국회의원이 국회의원 선거구를 지정한다. 선거구 획정도 정하고, 공직선거법도 정한다. 지방선거에 관한 규칙도 모두 국회의원이 정한다. 나는 이 현실에 의문을 제기한다. 국회의원이 당사자인 선거구 획정, 공직선거법, 국회의원 정수에 관해서 선거관리위원회 등 외부에 권한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 자기가 관련된 게임 규칙을 스스로 정하는 것은 우리 국민 뿐 아니라 누구도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다.선거관리위원회는 위원장이나 위원을 포함해 누구도 직선으로 선출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권능을 가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 올림픽 개막 전 각국 정상이 모인 리셉션 행사에 나온 디저트는 한반도 모양 쿠키와 철조망 초콜릿이었다. 씹어먹으면 그만이다. 평창올림픽을 축하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쥴리 파이예트 캐나다 총독은 우주비행사 출신이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우주에서 바라보면 한반도는 두개로 나뉘어져있지 않다."고 말했다.오늘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국회)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인천국제공항으로 방남했다. 그는 평창 개회식장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했다.일이 잘 풀리려면 이렇게나 쉽다. 이것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다. 뜨거운 악수가 오래 이어지길 기대한다.
예전에 MT에 갈때 일이다. 술게임에 심취해있었던 시절이다. 취기에 오르면 게임에 시비가 걸리기 마련이다. 그럴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겐세이!' 일본어 단어인 겐세이는 견제라는 뜻이다. 왜 이의를 제기하냐,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야 한다, 이런 암묵적인 합의가 MT와 술게임에 있었다. 술게임하다가 갑자기 공론화된 이의 제기 절차를 거치는 상상도 어색하고 우습긴 하다. 하지만 이의를 제기한다고 벌주를 바로 주는 그 모습은 어쩌면 신입생에게 정글의 규칙을 처음 소개하는 통과 의례였을지 모른다.곳곳에서 피어오르는 미투 운동을 보며 겐세이를 떠올린다. 우리는 그동안 겐세이할 수 없는 분위기에서 살았다.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논의는 고사하고 최소한의 인권과 자기 피해에 항의할 수조차 없었던 ..
http://www.ize.co.kr/articleView.html?no=2018020700477220972 강명석 편집장이 쓰는 글을 굉장히 신뢰한다. 단순히 프로그램이나 콘텐츠에 한정된 리뷰가 아니라 시대정신에 기반한 통찰력있는 리뷰를 쓰는 능력이 있다. 그래서 이 칼럼은 더 슬프다. 을 오래 좋아하고 있는 팬이다. 추후에 자세히 연도별로 에피소드를 평가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요약하자면, 2015년 은 동력을 잃었다. 그건 노홍철과 정형돈이 갑작스레 없어져서일 수도 있고, 광희가 힘겹게 적응해서일 수도 있다. 2016년 양세형이 들어왔다. 그는 훌륭한 개인기량을 가진 코미디언이었고, 에 큰 기여를 했다. 2018년 조세호가 합류했다. 은 30대 (남성) 코미디언 가운데 에이스라고 꼽힐만한 2명을 데..
친구 한 명이 10개월간 아르바이트를 했다. 노동 시간은 저녁이었고, 평일마다 일했다. 그 친구는 일을 그만두었지만 같이 일하던 동료를 통해 주휴수당과 야근수당을 못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고용노동부를 통해 진정을 내고 지급을 요청했다. 하지만 담당자는 그 사실을 파악해 내 친구에게 전화했다. 인간적인 정, 정규직으로 전환될 가능성, 높으신 분의 심기, 지금이 (회사에게)적절한 때가 아님을 들어서 집요하게 진정을 취하하라고 요구했다. 친구는 내게 고민을 토로했다. 취하해야하냐고. 나는 그 직장에 들어갈 생각이 아니라면 신청하라고 말했다. 그 친구는 꽤 큰 금액의 일시불을 받았다. 참 다행이었지만, 노동계약서도 쓰지 않고 쓰겠다고 나서는 노동자를 이상하게 보는 나라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
어제 서평을 올리고 나서 생각해보니, 나에게도 고백할 부끄러운 기억이 있다. 예전 일이다. KTX를 탔는데 아이가 시끄럽게 칭얼대고 울고 부모에게 말을 걸었다. 그 소리가 차내에 꽤나 시끄럽게 머물렀다. 젊은 부모는 아이를 밖에 데리고 나가지 않았다. 시골에 사는 내 부모님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그 아이를 말리지 않은 개념없는 젊은 부모를 나무랐다. 그 부모와 아이는 내게 차내에서 통화하는 노인, 심지어 음악을 외부 스피커로 듣는 아저씨와 같은 존재로 여겨졌다.노키즈존에 관한 논란을 접하고 내 입장을 정리했다. 노키즈존은 차별이고 소수자에 대한 혐오라고. 그러다가 그때 그 KTX가 생각났다. 그러면 너는? 그때는 왜 그렇게 생각했어? 최승호 시인의 가 떠올랐다. 너도 북어지? 매우 부끄러워졌다. 그리고 그..
조부모와 부모가 상호작용하며 성장하던 60년대와 부모와 내가 함께한 90년대는 확연히 다르다. 그리고 아직 비혼 상태에 있지만 내가 만일 조만간 결혼을 해서 자녀를 낳는다면 2020년대가 될 것이다. 60여년의 시간동안 한국 사회도 빠르게 변하고, 육아도 빠르게 변했을 것이다. 우리 아버지는 할아버지가 시키는 막걸리 심부름을 했다. 나는 회초리를 맞긴 했지만 배고프지는 않은 환경에서 자랐다. 내 자녀는 어떻게 바뀐 세상을 살까.를 보고 많은 생각을 한다. 장가갈 수 있을까. 나에겐 다른 사람이 어렵지않게 치르는 것처럼 보이는 통과 의례가 너무 버겁다. 취업, 연애, 결혼. 앞에 일이 엄두가 안 나는데 출산까지는 생각하기도 벅차다. 조금 늦은 내 인생을 질책하지 않는 바다와 같은 부모도 내 결혼과 출산에는..
오늘 2주간의 부모님 방앗간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내가 하는 일은 탕비실, 또는 창고에 들어가 굳은 가래떡을 기계에 집어넣어 써는 일이다. 오전에 서너시간 썰고 작업을 마친 뒤에는 다음날 썰 떡을 미리 떼어놓는다. 가래떡을 만드는 과정은 이렇다. 흰 쌀을 불려 물기를 빼고 쌀가루를 만든다. 쌀가루를 시루에 담아 스팀으로 쪄서 떡 형태로 만든다. 이를 모양을 내는 기계에 넣어 가래떡 모양을 내고 채반에 담는다. 이 기계를 통해 떡볶이떡, 제삿상에 올리는 모양의 떡 등을 만들 수 있다. 채반에 담은 가래떡은 하루정도 밖에 두어 물기를 뺴고 말린다. 하루 뒤 가래떡대를 넣어 자르는 기계에 넣는다.요즘은 쑥, 비트 등을 넣어 색을 낸 색깔 가래떡도 있다. 가래떡 자체가 맛있는 음식이지만 초록색, 보라색, 빨간..
이 글을 작성하는 장소는 KTX 특실이다. 이유를 알 수 없게 코레일에서 '특실 업그레이드' 쿠폰을 주었다. 그 덕분에 일반실 가격으로 특실에 탑승했다.KTX가 지금처럼 빠르게 다니지 않을 때에는 우등버스를 타고 다녔다. 우등버스가 가지는 매력은 따로 떨어진 한 자리에 있다. '언택트 마케팅'이라는 용어가 나올 때에 크게 공감한 사람으로써, 옆자리에 모르는 사람이 앉는 것은 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을 때가 많다. 우등버스에 탈때는 빈 자리가 있다면 꼭 따로 떨어진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KTX는 특실 가격이 확연히 비싸기에 일반석에만 탔다. 한적한 시간에 움직일 때 옆자리에 사람이 빌 때에는 다행이었다. 현실적으로 그런 일은 자주 있지 않았다.특실이라고 비행기 비즈니스석처럼 특별한 서비스를 주는 것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