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는 스포츠는 스포츠이고, 정치는 정치가 아니냐고 묻는다. 일견 옳은 지적이다. 정치가 스포츠에 끼어들어 일어난 최악의 스캔들이 러시아 도핑 게이트이다. 스포츠를 국수주의 발흥을 위한 선전 도구로 사용하면 스포츠에 왜곡이 발생한다는 예시이다. 하지만 스포츠를 통한 남북교류는 스포츠와 정치가 결합한 최고의 선순환이다. 스포츠가 분열된 민족이 힘을 합치는데 도움이 되고 평화를 부른다면 그것에 정치적 요소가 있다고 피할 일이 아니다. 당사자도 아닌 IOC가 KOC나 한국 정부 못지 않게 적극적인 데에는 이유가 있다.남북한 스포츠교류엔 여러 단계가 있다. 평시에는 친선경기나 상대국에서 열리는 대회 참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경기대회에는 공동입장, 단일팀 결성이 그 순서일 것이다. 평창올림픽을 생각해보았..
2014년 노홍철 하차 이후 은 지켜보기 안쓰러울 정도였다. 5명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어색했다. '극한알바' 편부터 함께 모니터하는 장면을 늘리며 토크로 분량을 채우려고 했지만 뭔가 부족했다. 새로 들어온 광희는 다른 방송 예능에서 보여준 역량을 전혀 드러내지 못하며 잠시 도움을 얹지 못했다. 그 와중에 정형돈마저 빠졌다. 외부 예능에 나가 MC를 맡을 정도로 성장한 두 출연자인 노홍철과 정형돈. 그 둘은 성장하는 캐릭터쇼 이 가진 동력원이었다. 두 명이 빠진 자리는 생각보다 컸다.2016년 양세형이 합류하며 무한도전은 심폐소생에 성공했고, 2018년 조세호 합류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양세형과 조세호는 1980년대생 코미디언 가운데 버라이어티 쇼에서 가장 큰 역량을 발휘했다고 할 수 있는 탑클래스 유..
와 가 워낙 명성이 높아 유발 하라리가 대체 누구인지 궁금했다. 하지만 앞 두 권은 도서관에서 워낙 절찬리에 대여 중이었다. 그래서 그나마 예약 순위가 빠른 을 먼저 받아 읽었다.다 읽고 나니 많이 실망스럽다. 책은 과거부터 20세기까지 다양한 전쟁 회고록을 나열하며 그 차이를 언급한다. 흥미로운 이야기도 많았다.가장 핵심은 전쟁에 대해 사람들이 시대에 따라 다르게 인식한다는 것이다. 현대를 사는 내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전쟁터에서 겪는 추위나 고통, 환멸 등을 표출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이유를 알 수 없게도 당시 회고록을 기록한 이들은 그러한 사실을 전혀 묘사하지 않는다. 이것은 검열의 문제나 화력 차이, 전법 문제라기 보다 인식의 문제라는 하라리의 설명은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군과 전쟁, 전쟁 ..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꽃다운 청년 박종철이 사망한지 31년이 되는 날이다. 30주기보다 31주기에 우리가 그를 더욱 기억하는 이유는 지난해 이맘때 복잡한 정치상황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영화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에 대해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지적하고 싶은 부분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은 존재 자체가 감사한 영화라고 생각한다.박종철이나 이한열을 떠올릴 때 마음 한 구석이 무거워지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그들이 헌신함으로써 역사가 진보했다는 믿음이 첫번째이다. 두 열사를 떠올릴 때마다 미안한 감정, 죄스러운 감정, 좋은 나라를 만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역사가 '그들이 죽어 제물이 되었고, 그 이후(또는 그것을 계기로) 개헌이라는 절차적 민주화를 쟁취할 수 있다'라고 쓰여진 글을 볼 때 망설여진다. ..
1월 9일 화요일 앵커브리핑에서 이 프로젝트가 언급되었다. 제일기획이 통일부와 함께 기획한 프로젝트로, 휴전선 철조망을 잘라 피아노를 만들었다. 그 피아노로 실향민이 휴전선 앞에서 을 연주한다. 영상에 나오는 여러 실향민은 한 마디도 말하지 않는다. 그분들이 화면에 나올 때마다 '고향까지 10분'과 같이 고향과의 거리를 알리는 자막이 나타난다. 최근 본 영상 가운데 가장 충격을 주었다.분단은 70여년이 지나고 있다. 이제 이산가족은 대부분 70세를 넘는다. 2016년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가운데 사망자가 생존자를 넘어섰다. 1월이 시작되자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 문재인 대통령 신년사가 오가며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하지만 살얼음이다. 올림픽을 계기로 잠시 갈등이 봉합되어있을 뿐이다. 대북제재, 미..
오늘 아침 서울 기온은 영하 13도였다. 집안에 있어도 바람이 숭숭 들어와 춥다. 부모가 계신 곳에는 눈까지 많이 왔다. 그곳은 오늘 기상특보가 2개나 내려진 하루였다.10대에 블로그를 일기장과 기록 용도로 사용하다가 20대에는 접었다. 술먹고 놀기에 시간이 바빴다.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보며 블로그가 올드 미디어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다가 김민식 저 를 읽었다. 매일 쓰기의 중요성, 블로그의 효용성을 다시 깨닫고 블로그를 새로 시작한다. 내가 느낀 것, 즐기는 것을 중심으로 다시 써보려고 한다.